LX3   사진은 별로 안 이쁘지만 그날을 기억하고파 찍어둔 분홍꽃 화분




저녁을 먹는데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남자친구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자세히 말은 안했지만 밥 한술 한술 뜨는 모양새를 보니 정말 피곤한 것 같아서
재빨리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아쉬운 나만큼이나 오빠도 아쉬워하는 눈치였고
그대신 돌아가더라도 우리집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했다.

졸려서 눈을 꿈뻑꿈뻑 하더니 결국은 고개를 내 어깨에 떨구고 말았다.
본지 두어시간도 안되었는데 헤어져야해서 안타까운 것보다는
내가 정거장에서 내리면 기댈 어깨가 사라져 잠이 깰 오빠 모습이 더 안타까웠기에  
최대한 큰 움직임없이 나 내릴께 내릴역 지나치지말고 잘 내려!라고 말하고 황급히 버스에서 내렸다.

아까부터 내리던 비는 지금까지도 그칠줄 모르고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는데
집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가던 중에 가끔 꽃을 사곤 하는 니어카 꽃집 아저씨가
오늘 판매는 영 저조하다는 표정으로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마주했다.

보아하니 꽃집 바닥에는 색이 참으로 고운 화분 두개가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었는데
순간 꽃화분을 참 좋아하는 엄마 생각과 온몸으로 비에 부딪히고 있는 꽃이 처연하다는 생각,
문닫는 마지막에 이 꽃을 사면 아저씨가 좋아하겠다는 세가지 생각이 겹쳐서
아저씨 이 꽃 얼마예요?라고 물어보고 말았다.

아저씨는 삼천원 깎아서 오천원에 주겠다고 했는데 빨간색도 이쁘고 분홍색도 이뻐서
무슨 색을 사야 더 좋을까나 혼잣말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로 뒤에서 "아가씨 분홍색이 더 예쁜데요?"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서 설마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거기엔 버스를 타고 갔어야 할 남자친구가
마을버스타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버스에서 뒤좇아 내렸다며 빙그레 웃고 있었다.

머리로는 빨리 집에 돌려 보내서 쉬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아쉬웠는지 그 순간 정말로 반갑고 기뻐서 빗속에서 손을 꼭 마주 잡았다.

비가 너무나 많이 와서 늦지 않은 시간임에도 길에 사람이 별로 없던 그날,
나는 비에 흠뻑 젖은 분홍꽃 화분을 사서 마을버스에 탔고
오빠는 양복바지가 무릎까지 젖은채 떠날 때까지 나를 지켜봤다.
그리고 분홍색 꽃화분을 사들고 집에 갔더니 엄마는 분홍꽃보다 더 예쁜 웃음을 지어주셨다.

그날 나는 또 한번 그런 생각을 했다.

삶이란 기대치않은 사소한 일들이 가져다주는 행복과
그런 사소함을 그저 지나치지 않고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발견-
그리고 그런 행복을 만들어 주는 사소한 마음가짐이 만들어내는 무엇이구나라고.


친구들이 나한테 어느 순간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냐고 많이 물어본다.
그런데 어느 순간을 겪기 전까지는 결혼 생각이 없다가
어느 순간을 겪고 나서 결혼 결심이 선 것이 아니라
버스에서 졸던 오빠가 내 어깨에 고개를 떨구었을 때
내가 이 사람에게 편히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처럼
사소한 일상들이 차곡차곡 모여 이 사람과 결혼을 해야겠구나라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ps | 근데 내가 버스에서 내려서 길가 포장마차에서 순대를 사고 있었다면
나를 발견한 오빠가 뭐라고 했을까?웃음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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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인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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